자카르타에서 미팅 좀 해봤다는 분들, 이 장면 낯설지 않으실 겁니다.
파트너사 사장이 눈도 안 깜빡이고 “Percaya deh, saya orangnya nggak pernah bohong(믿어주세요, 저 원래 거짓말 안 하는 사람입니다)”이라고 정색하는 순간. 인니어 6개월 배운 주재원들은 여기서 안도의 한숨을 쉽니다. “Bohong”이라는 단어를 알아들었다는 뿌듯함까지 더해서요.
20년 여기 굴러먹은 형님 입장에서 말씀드리면, 그 안도가 제일 위험한 신호입니다. 진짜 현지인들 사이에서 “거짓말”을 지칭할 때 “Bohong”은 교과서에서나 튀어나오는 딱딱한 정색용 단어입니다. 진짜 야생에서, 특히 돈 오가는 자리에서 굴러다니는 단어는 따로 있습니다. 바로 “Bokis”입니다.
사전 속 단어 vs 골목길 단어
KBBI(인니 표준국어대사전)에 정확히 실리는 표준어. “거짓, 거짓말”. 뉴스·계약서·정색하고 따지는 자리에서만 쓰는 무거운 단어. 친한 사이에 이 단어를 정색하고 쓰면 분위기가 싸해진다.
1990년대 자카르타 뒷골목에서 시작해 지금도 SNS·술자리에서 현역으로 쓰이는 은어. “구라치지 마” 정도의 장난기 섞인 핀잔이지만, 상황에 따라 “너 지금 나 갖고 노는 거 다 알아”라는 경고 신호로도 쓰이다.
핵심은 이겁니다. 현지인이 정색하고 “Bohong”이라는 단어를 꺼낸다는 것 자체가, 이미 당신이 눈치채길 바라면서 벌이는 하나의 ‘연기’일 수 있다는 것. 진짜 현지인들끼리는 그 상황을 “Bokis”라고 부르지 “Bohong”이라고 안 부릅니다.
상황 1. 미팅 자리 — 약속은 했는데 안 지켜질 때
상황 2. 밤 자리 — 계산이 이상하게 나올 때
여기서 바로 되받아치는 문장, 다음 날 발목 안 잡히는 확인 절차는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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밤의 리스크는, 낮의 법무 리스크로 이어집니다
오늘 밤 가볍게 웃으며 넘긴 “Bokis” 한 마디가, 내일 낮에는 계약 분쟁이나 예상치 못한 비자·법인 이슈로 돌아오는 경우를 20년간 셀 수 없이 봤습니다. 말이 안 통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, 뉘앙스를 놓쳐서 생기는 문제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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